Educational Method of Emotional Vocabulary Based on the ‘Theory of Constructed Emotion’

Research Article
김 지영  Jiyeong Kim1*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plore ways to educate Korean language art`s emotional vocabulary from the perspective of "theory of constructed emotion”. In "theory of constructed emotion," emotion refers to the formation of emotional cases through the process of anticipating and guessing based on the concept of emotion. In other words, emotions are organized and conceptualized through the categorization of the brain, just like other human mental activities. The "theory of constructed emotion" emphasizes the principles of "one to many" and "many to one," highlighting "emotional granularity," and underlining the role of emotional vocabulary. In this study, I presented "emphasis on emotional diversity" and "expansion and deepening of emotional concepts" as ways to educate emotional vocabulary.

Keyword



Introduction

논문을 제 시간에 끝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산에 오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같지 않다.       (Barrett, 2009)

위 문장은 ‘구성된 감정 이론(Theory of constructed emotion)’으로 알려진 배럿의 저작에 실린 문장으로, 해당 논저에서는 ‘감정 구성 모형’을 제시하며 감정적 삶의 다양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럿이 제시한 감정에 대한 심리 구성주의적 관점은 감정적 삶의 가변성을 예측하고, 감정이란 무엇이며 감정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할 때 다양성이 주요한 특징이 되어야 한다고 가정한다(Barrett, 2009).

이 연구는 ‘구성된 감정 이론(Theory of constructed emotion)’에 대해 살펴보고, 이에 기반한 감정 어휘의 교육 방안을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둔다.

바야흐로 ‘감정의 시대’이다. 근대 이후 ‘감정’은 이성과 분리되는 것으로, 합리적 삶을 위해서는 배제되어야 할 것으로 인식되곤 했다. 교육계에서도 감정은 ‘개념적으로 숨겨진 영역(conceptual shadows)’으로 존재하며, 변화무쌍하고 즉흥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지적인 탐구의 대상에서 소외되어 온 면이 있다(Lee, 2017). 그러나 매카시(McCarthy, 1989, Eom (2009)에서 재인용)와 같은 학자는 오히려 19세기 이후가 기술 발달 및 산업화의 영향으로 사회적 이념, 정치철학, 개인의 도덕성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감정 표현이 노골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감정의 시대(an Age of Emotions)’라고 하였다. 2010년대 이후 국내에서도 감정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관련 연구가 이어져 감정이 중요한 학문적 의제가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So, 2016). 최근 교과교육 분야에에서도 감정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들이 제시되고 있어 이성에 숨겨졌던 ‘감정’의 위상 변화를 가늠케 한다.

‘감정(emotion)’은 어떤 관점에서 정의하느냐에 따라 드러내는 특성 또한 상이하다. 흔히 감정을 ‘합리성, 혹은 사려 깊은 생각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는 관점은 감정을 유기체의 생물학적 현상으로 간주하고, ‘지속적이고 영속적이며 고착된 것’으로 파악하는 본질주의적 입장으로, ‘생득적’, ‘전통적’, ‘유기체적’, ‘실증주의적’ 접근이라고도 불린다(So, 2016: 390).

한편, 감정에 대한 구성주의적 관점이란 감정이 인지적,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이 관점에서 감정은 생득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관습의 산물로서 파악되며 감정의 존재는 보편적이지 않고, 문화에 따라 다른 것으로 본다.

국어 교과에서 ‘감정’은 모든 영역을 관통하는 용어로서의 위치를 지닌다. ‘감정’과 관련된 ‘정서’, ‘기분’, ‘공감’ 등을 포함한 교육 내용은 화법 영역에서 ‘공감’, 문학 영역에서 ‘정서’, ‘감성’ 등을 키워드로, 그리고 어휘 교육 분야에서는 감정 어휘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져 왔다.

본 연구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구성된 감정 이론’의 관점에서 감정 어휘의 교육 내용이 어떻게 초점을 달리하여 구성될 수 있을지에 대해 탐색해 보고자 한다. 먼저, ‘구성된 감정 이론’의 개념과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 이에 기반한 감정 어휘의 교육이 어떤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Theory of Constructed Emotion’ and Emotional Vocabulary Education

여기에서는 ‘구성된 감정 이론’의 개념과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 이 이론이 감정 어휘의 교육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탐색해 보고자 한다.

Concepts and Characteristics of ‘Theory of Constructed Emotion’ Concepts of ‘Theory of Constructed Emotion’

감정에 대한 고전적 견해는 감정이 생득적이라는 관점을 견지한다. ‘본질주의적 관점’이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견해에서는 감정은 인체 내에서, 정확히는 뇌 속의 특정 부분에서 유발되어 우리의 목소리, 눈물, 웃음, 표정 등으로 다양하게 표출되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이 관점은 슬픔, 기쁨, 분노 등과 같이 뚜렷이 구분되는 감정의 특성을 본질적인 것으로 파악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감정에 대한 본질주의적 입장은 감정이 진화의 산물이며, 오래 전 인류의 생존에 유리한 도구가 되었기에 오늘날까지 인간의 본성으로 자리 잡게 된 것으로 간주하는데, 나이, 문화, 지역에 상관없이 보편적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에크먼과 그 동료들은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어울리는 감정을 연결하게 하는 실험을 했는데, 국적에 관계없이 공통된 지적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거의 없던 파푸아뉴기니의 포레족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얼굴과 기대되는 감정 단어 또는 이야기를 일관되게 연결시켰다(Ekman et al., 1969).

그러나 배럿(Barrett, 2017)은 이러한 고전적 견해가 수행했던 실험들의 오류를 지적하며 ‘특정 감정을 일관되게 확인할 수 있는 신체 지문은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음’을 강조하였다. 고전적 견해를 반박하며 배럿이 내세운 것이 ‘구성된 감정 이론(theory of constructed emotion)’이다. 감정은 내부로부터 촉발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작용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입장으로, 감정은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사람들 사이의 합의의 산물로서 사회적으로 실재하는 것이라고 본다.

Barrett (2017)이 제시한 감정 구성 과정은 감각에 대한 뇌의 표상인 ‘내수용(interoception)’과 관련이 깊다. 배럿은 기본적으로 뇌가 신체의 에너지 수요를 ‘예측’하여 생명의 안녕과 건강을 유지한다고 보는데, 이때 뇌의 ‘예측’ 오류가 감정의 핵심 성분이 된다고 설명한다(Barrett, 2017: 140).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감정’은 내수용과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각종 감각에 뇌가 ‘범주화’의 방식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축적된 ‘감정 개념’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구성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지각하는 데 사용한다고 본다. 즉, 감정에 대해 지닌 개념을 바탕으로 뇌가 기대하고, 추측하는 과정(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을 통해 감정의 사례를 구성하는 것이다. 배럿(Barrett, 2017: 174)의 이론에서는 인간이 경험하는 지각, 사고, 기억 등 모든 정신적 활동이 범주화를 통해 구성되고 개념화되듯, 감정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구성된 감정 이론에서는 유아기 때부터 다양한 감정적 상황에서 감정 어휘를 반복해서 들으며 감정의 씨앗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본다(Barrett, 2017: 216). 예를 들면, 어릴 때부터 ‘무서워’라는 낱말을 되풀이해 들을 때마다 비슷한 사례들의 개체군이 함께 묶여 ‘공포’의 개념이 형성된다. 꾸준히 축적된 공포의 감정개념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거미를 보았을 때, 이전의 경험과 자신이 지닌 감정에 대한 개념적 지식을 기반으로 뇌가 예측하고 범주화한 결과가 ‘공포’라는 사례를 구성하는 것이며, 이후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치는 등의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 뇌의 역할이다.

Characteristics of ‘Theory of Constructed Emotion’

첫째, 배럿의 ‘구성된 감정 이론’에서는 ‘1:多’ 및 ‘多:1’의 원리를 강조한다. ‘多:1의 원리’는 특정 감정에 대해 다양한 신체 반응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으로, 감정에 대한 고전적 견해에서 어떤 감정에 대한 신체의 특정 반응이 일관된다고 주장하는 것과 대조적인 입장이다. 구성된 감정 이론에서는 동일한 감정 범주의 사례들이 사람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뇌 패턴을 통해 처리된다고 보는바, 뇌회로의 다양한 변성이 동일한 감정을 생성할 수 있음을 뜻하는 의미에서 ‘多:1’의 원리가 된다. 즉, ‘공포’의 사례를 구성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분은 어느 것으로 특정할 수 없는 다양한 패턴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신체 변화(안면 움직임, 심박수, 호흡, 호르몬, 목소리, 신경 활동 등)도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1:多’의 원리는 동일한 뉴런도 다양한 감정 범주의 사례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너무 슬프거나, 너무 기쁘거나, 너무 억울할 때 모두 눈물을 흘리는 행동을 하는 것처럼 신체 반응에 있어서도 다양한 감정 범주에 대해 동일한 신체 변화가 수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구성된 감정 이론’에서는 ‘감정 입자도(emotional granularity)’를 중시한다. ‘감정의 입자도’란 ‘감정 개념’에 대한 체계를 말하는 것으로 감정 경험을 얼마나 섬세하게 구성할 수 있는가와 관련된 것이다(Barrett, 2017:336). 호맨(Hoemann, 2020: 27)은 ‘감정 입자도’를 ‘언어로 표현된 미묘한 차이(뉘앙스) 및 특정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적 경험을 표현하는 능력’으로 보았다. ‘구성된 감정 이론’에서는 감정의 발달은 감정 개념의 발달을 의미하고, 감정 개념이 발달할수록 감정 입자도가 높아져 감정 경험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증대되는 것으로 본다.

젠드론과 배럿(Gendron & Barrett, 2019)은 감정 입자도가 높은 개인은 자기 조절 및 의사 결정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더 나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감정을 억제하고 냉철한 이성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통념이 있는 판사의 경우도 ‘효과적인 사법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감정 입자도’가 높은 판사’가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셋째, ‘구성된 감정 이론’에서는 감정 어휘의 역할이 강조된다. 배럿은 사람들이 감정 개념을 형성하고, 학습하는 데 지침의 역할을 하는 것이 감정 어휘라고 보았다. 즉, 특정 감정 범주가 매우 다양한 신체 변화를 수반한다고 볼 때, 폭넓은 다양성 속에서 의미 있는 단서들을 모아 감정 개념으로 범주화하는 과정에 중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감정 어휘이다. 실제로 배럿(Barrett, 2017: 202)은 침팬지의 얼굴 사진을 제시하고, 실험자의 절반에게만 지어낸 단어(무의미)를 표시한 사진을 보여준 결과 단어를 학습한 피험자들만이 침팬지의 얼굴 사진을 올바로 범주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Lee et al. (2019)에서 행한 실험에서도 감정 단어가 얼굴표정 전에 제시될 경우, 얼굴 표정의 정서 범주에 대한 판단 기준을 그 감정 단어가 표상하는 정서 개념 맥락에 가깝게 이동시킨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얼굴 정서를 지각하는 과정이 다양한 맥락 정보를 사용하여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과정이며, 감정 단어들은 정서에 대한 개념적 맥락을 제공함으로써 얼굴 정서 지각에 영향을 준다는 구성된 정서 이론의 주장을 지지할 수 있음을 보였다.

Korean Language Educational Implications of ‘Theory of Constructed Emotion’

이상에서 살펴본 ‘구성된 감정 이론’의 특성은 이것이 왜 교육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으며, 교육적 방향 설정에 참고할 수 있는 이론인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게 해 준다.

먼저, 감정에 대한 교육 가능성이 확대된다는 점이다. 감정에 대한 구성주의적 입장은 감정이 생득적이지 않으며, 신체의 특정한 반응으로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감정이 뇌의 범주화 작용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고, 이렇게 구성된 감정 개념의 확장으로 감정의 발달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면 이를 위한 연습과 학습이 필요하고, 또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감정은 그저 억제하거나 다스려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인지적이고 사회적으로 구성될 수 있는 것으로, 뇌가 목적 달성을 위한 감정적 범주화에 실패하는 경우에는 재범주화 과정을 통해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런 점에서 감정에 대한 구성주의적 관점은 교육적으로, 학습적으로 유의미하다.

두 번째로 감정적 경험을 세분화하여 언어로 표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인 ‘감정 입자도’는 국어과에서 추구하는 일부 교과 역량과도 관련이 있다. 특히 국어과의 ‘공동체, 대인 관계 역량’, ‘문화 향유 역량’, ‘자기 성찰, 계발 역량’은 개인의 감정적 경험을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 촘촘하게 분화된 감정 개념을 지니고 상황에 맞는 감정 사례를 구성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구성하고 타인의 감정을 지각하며 갈등을 조정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문화에 대한 아름다움과 가치를 충분히 느끼고 다양한 방법으로 내면화할 수 있다. 또한 삶에 대한 반성 및 탐색 또한 감정적 경험을 적확하게 언어화하는 능력과도 관련이 깊다.

Table 1. Korean language subject competencies related to "emotional granula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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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도덕이나 사회 교과보다 특히 국어 교과에서 이 이론을 의미 있게 고려해야 하는 까닭은 감정 어휘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 어휘는 감정 개념을 발달시키거나 감정 입자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국어 교육에서 감정 어휘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이 이론이 주요한 참조가 될 수 있다.

Exploring the Direction of Emotional Vocabulary Education

이상에서 살펴본 ‘구성된 감정 이론’을 통해 감정 어휘 교육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와 같은 이론적 기반에 근거하여, 감정 어휘의 교육은 다음과 같은 방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첫째, 감정 경험의 구성 과정에 기여하는 감정 어휘의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 국어 교과의 많은 교육 내용은 감정적 경험을 그 대상으로 한다. ‘구성된 감정 이론’에서 강조하는 ‘감정 입자도’는 감정적 경험의 언어화와 관련이 깊으며, 이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감정 어휘’이다. 감정적 경험을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이해하고 표현할 때, 감정 어휘의 교육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효율적인 이해, 표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감정에 대한 ‘다양성’을 강조해야 한다. 배럿(Barrett, 2017)이 해당 저서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의제는 ‘다양성이 표준이다.’는 것이다. 감정은 타고난 것이 아니거니와 특정 신체 반응으로 특징짓기 어렵다. 예컨대 ‘두려움’이라는 감정 범주 안에는 수많은 ‘두려움’의 사례들이 존재할 수 있다. ‘구성된 감정 이론’의 관점에서는 얼굴 표정만 보고 어떤 감정인지를 정해보도록 함으로써 기본 감정군을 익히게 하려는 교육적 처치는 지나치게 획일적이다. 감정 어휘의 교육에서도 1:多와 多:1의 원리를 적용하여 감정 사례들의 다양성과 감정 범주의 유연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감정 개념의 폭이 확대되고 깊이가 심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풍부한 감정 개념을 지닌다는 것은 텍스트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언어생활에 유용한, 풍부한 원천을 획득했음을 뜻한다. 이에 따라 텍스트를 매개로 한 활동들로 감정 개념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감정 어휘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감정 어휘와 관련된 기존 교육 내용을 검토하며 여기에서 제시한 세 가지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 보기로 한다.

Construction of Emotional Experience and Content of Emotional Vocabulary Education

국어과에서 감정 어휘를 교육하는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학습자가 자신의 감정을 잘 지각하고(상황에 맞게 범주화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이른바 ‘감정적 문식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감정 어휘를 활용하고 배움으로써 언어 기능 및 문법, 문학 영역의 학습에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감정 어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효과적인 활용으로 언어 사용 능력을 신장시키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Kim (2014a), Noh et al. (2018), Shin et al. (2018) 등에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지도 방법을 제시한 바 있다. 후자의 경우는 An (2016a)에서 ‘정서의 이해와 표현을 위한 어휘 교육’으로 그 방안이 제안된 바 있다. 이러한 두 가지 목표는 분절적으로 추구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상생적으로 이루어 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어휘 교육의 내용은 국어과의 모든 영역에 걸쳐 제시될 수 있는 것으로, 언어 기능 신장뿐 아니라 문법 영역 및 문학 영역의 학습과도 밀접히 관련된다. 특히 감정 어휘 교육의 경우, 학습자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활동에 필수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에 이러한 특성이 더욱 잘 드러난다. 초등 국어과에서 감정 어휘와 관련된 교육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Table 2. Korean achievement standards in elementary language arts curriculum related to emotional vocabul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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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보아 감정 어휘의 사용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국어 활동의 거의 모든 교육 내용에 활용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다루는 대상의 범위를 좁혀 논의의 초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초등학교 성취기준 중 감정 어휘의 활용과 밀접한 관련을 있는 것들을 목록화하였다. 그 기준은 1) ‘마음’, ‘감정’, ‘공감’, ‘감동’이라는 용어가 직접적으로 포함되거나(①, ②, ⑦, ⑨, ⑩), 2) 자신의 경험 및 텍스트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경우(③, ④, ⑥, ⑧, ⑪, ⑬, ⑭)이다.

2)로 유형화한 교육 내용은 초등 국어과 교육 활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육 내용이다. 어느 차시의 학습이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발표해 보는 활동은 거의 대부분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간 이런 유형의 교육 내용에서는 감정 어휘와 관련 시켜 지도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⑪, ⑬과 같은 성취기준은 기존의 연구자들이 ‘감정 어휘’의 교육 내용으로 분류하지 않았지만, ‘구성된 감정 이론’의 관점에서는 감정적 경험을 감정 사례로 구성한다는 점에서 감정 어휘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 성취기준을 교육 내용으로 상세화하는 경우에는 감정적 경험과 감정 사례 구성의 가교 역할을 하는 감정 어휘를 고려하여 활동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위의 두 가지 기준에 속하지 않은 성취기준 중 ⑤번 적절한 표정, 몸짓, 말투로 말하는 것 또한 감정 어휘와 관련이 있다. 구성된 감정 이론의 관점에서, 화자가 자신의 감정 개념을 바탕으로 뇌의 범주화 작용으로 감정 사례를 구성할 때 행하는 표정, 몸짓, 말투는 감정 개념의 지식에 근거한 것이다. 이때 표정, 몸짓, 말투는 문화적 맥락 속에서 공유된 감정 개념을 바탕으로 상대의 감정을 지각하고, 적절한 감정 사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맥락의 역할을 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화법 영역에서 감정 표현과 관련된 적절한 표정, 몸짓, 말투의 사용은 감정 어휘와 결부시켜 범주화 과정에 이들 요소가 어떻게 맥락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해 알려줄 필요가 있다.

⑫ 관용 표현의 경우 ‘감정표현 관용구’가 중요한 교육 내용이 될 수 있다는 점과 관련이 깊다. ‘감정표현 관용구’는 ‘둘 이상의 어휘로 구성되어 쓰이면서 글자 그대로의 의미 합으로는 전체 의미가 해석되지 않는 것’(Kweon, 2009)이다. Choi (2012)에서 제시한 예를 보면, ‘분노’에 해당되는 관용표현은 52개나 된다. 또한, ‘넋이 빠지다’나 ‘넋이 나가다’와 같은 표현은 ‘놀람, 욕구, 이완, 허무’의 감정 유형 모두에 포함되기도 한다. 감정표현 관용구는 감정 사례를 구성하는 구체적인 맥락을 보여주며, 동일 사례에 대해서도 복수의 표현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어 ‘구성된 감정 이론’에서 추구하는 ‘감정 입자도’를 높이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mphasis on Emotional Diversity

현실 세계의 삶에서 사람들이 구성하는 감정은 매우 복잡 다양하다. 어떤 사건에 대해 사람마다 서로 다른 감정을 구성하기도 하고, 또 한 사람이 한 번에 복합적으로 여러 범주의 감정 사례를 구성할 수도 있다. 다음의 교과서 예를 살펴보도록 하자.

Fig. 1에 제시된 활동은 각 상황에서 ‘전해야 할 마음’과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아보도록 하고 있다. 앞서 제시한 ‘다양성’의 원리에 비추어 보면 Fig. 1의 활동은 1:1의 정답을 요구함으로써 감정에 대한 유연함을 발휘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위로’, ‘축하’, ‘미안함’, ‘고마움’ 등과 같은 감정 범주를 학습자에게 인식시키고, 어울리는 감정 어휘를 찾아보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었으나 오직 한 가지 사례만 제시함으로써 해당 감정의 범주를 충분히 포착할 수 있는 기회가 결여된 점이 아쉽다. 또한, 그림 ㉯와 같은 상황에서 넘어진 친구와 이를 바라보는 친구는 각각 매우 복잡한 심경이었을 텐데 이러한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충분히 숙고해 볼 기회가 제공되지 못했다. 이 차시에서 각 상황에서 구성될 수 있는 다양한 감정에 대한 탐색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뒤에 이어지는 편지 쓰기 활동에서도 더욱 진실성 있는 쓰기 결과물을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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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2015 revised elementary Korean language textbooks 3-1 lesson 4

예를 들면, Fig. 1의 1번 활동의 경우 각 상황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의 경우, 할머니 생신을 축하하는 상황에서 한 가지 감정만 느낀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축하하는 마음뿐 아니라 할머니께서 더욱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바라는 마음, 기뻐하시는 할머니를 뵈면서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한 마음 등 어떤 상황에서 인물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2번 활동은 ‘미안한 마음-미안해’와 같은 고정적 틀이 제시되기보다 각 상황에서 나와 상대방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 개념을 충분히 물색해 보고, 이를 표현할 수 있도록 구성될 필요가 있다. 물을 쏟는 실수를 하여 자신도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상대방이 애써 만든 작품을 망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무척 걱정스럽다거나, 예전에 친구가 자신에게 물을 쏟았을 때 너무 화를 냈던 것에 대해 뒤늦은 후회 등 장면 속 상황에서 구성될 수 있는 다양한 감정 개념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감정 어휘의 교육에서 ‘감정적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은 다양한 감정 사례를 구성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구현될 수 있다. 특히 앞서 살펴본 1:多의 원리, 또는 多:1의 원리를 감정 어휘와 감정적 경험에 적용할 수 있다. 즉, 어떤 ‘감정 어휘’로 구성될 수 있는 ‘감정적 경험’은 매우 다양하며 또한, 다양한 ‘감정 어휘’로 한 가지의 감정적 경험을 표현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결국 감정 어휘에 대한 맥락화를 강조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다. Barrett (2009)에 제시된 예처럼, 논문을 제 시간에 끝내지 못했을 때의 두려움과 산에 오를 때의 두려움은 같지 않다. 즉,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대한 어휘는 개인적 경험이나 텍스트의 맥락에 따라 매우 다른 경험으로 구성될 수 있음을 뜻한다. 감정 어휘와 관련된 교육은 이러한 관점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향은 인간의 사고나 감정을 언어화하고, 언어로 사고와 감정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는 국어과의 특성에도 더욱 부합된다.

The Expansion and Deepening of Emotional Concepts

국어과 교육의 관점에서 심화·확대된 감정 개념은 감정 표현에 대한 효율적인 이해와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풍부한 원천을 획득한 것으로서 의미가 있다. 이는 곧 감정 어휘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기능이 세련된 학습자에게 기대되는 바이기도 하다. 앞서 강조한 ‘감정적 다양성’이 감정의 맥락화로 구체화될 수 있는 것이라면, ‘감정 개념의 확대와 심화’는 이에 더하여 다양한 감정적 경험을 범주화하고 일반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감정 개념이 심화된다는 것은 다양한 사례로 구성된, 입자도 높은 감정 개념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일상에서 학습자가 겪는 감정적 경험이나 텍스트에서 마주치는 특정 감정적 상황의 사례들을 감정 개념으로 일반화할 수 있는 능력이 담보되어야 가능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감정 개념의 심화, 확대는 방안은 감정적 경험이나 감정 어휘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때, 소통이란 감정적 경험이나 감정 어휘를 공유하는 대상과의 소통, 그리고 감정 개념 간 관계를 활용한 활동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먼저, ‘감정적 경험이나 감정 어휘를 공유하는 대상과의 소통’이란 지금까지 국어 교과에서 지향해 온 방향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감정 어휘를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감정 개념을 심화, 확대할 수 있다. 인물에게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쓸 때뿐 아니라, 겪은 일을 글로 쓰거나 말할 때, 다른 사람의 처지를 고려하여 말하거나 글을 쓸 때에는 소통하는 주체들 사이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가 주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이때 틀에 박힌 한두 가지의 어휘를 사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상황에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감정 어휘를 충분히 탐색해 보고, 활용 가능성과 표현 효과까지 생각해 보게 할 필요가 있다.

감정 어휘 교육에서 감정 개념 간 관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감정이 사회·문화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전제될 필요가 있다. ‘구성된 감정 이론’에 의하면, 태어날 때부터 타고 나는 감정이란 없기 때문에 감정은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 말은 곧, 우리의 감정 개념은 우리가 속한 사회·문화의 영향 속에서 발달하고, 또 그 범위에 한정돼 있다는 뜻이 된다. 특히 감정 개념의 발달이 감정 어휘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은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개념화하는 감정 범주도 충분히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감정 개념이 사회·문화적인 맥락에 따라 서로 다르게 범주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알맞게 범주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할 뿐 아니라, 직접적인 언어 표현이 한국어 없는 감정 범주가 있음을 알고, 이러한 감정 개념을 이해·표현하고자 하는 시도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특정 언어권에만 있는 새로운 감정 범주를 탐색하면서 우리말로는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복합적이고 다양한 감정 범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언어권 내에서도 감정적 범주는 어휘의 생성과 소멸과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데, ‘웃프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탑재되지는 않았지만’‘웃기면서 슬프다’는 뜻으로, 표면적으로는 웃기지만 실제로 처한 상황이나 처지가 좋지 못하여 슬프다.’는 의미로 사용되곤 한다.

또한, 감정 어휘 간 관계를 그 자체의 교육 내용으로 구성할 필요도 있다. 구체적인 맥락에서 활용된 감정 어휘의 유의어, 반의어에 대한 학습은 감정 개념을 심화,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감정 어휘를 분류하거나 범주화하는 활동을 통해 감정 어휘에 대한 심화된 이해를 가능케 할 수 있다. 감정의 구성 과정이, 감정에 대해 지닌 개념을 바탕으로 뇌가 기대하고, 추측하는(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라면 감정 개념을 새롭게 창조하고, 또 개념 간 조합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Conclusion

□□□은 거대한 미지의 것을 갑자기 알게 되는 상황일 때, 갑자기 그것이 내 일이 되어 버릴 때, 그러면서도 그럴 때 뭐라 말해야 할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연애의 경우라면 무엇을 입어야 할지 마치 우리가 다 안다는 듯 다가올 때 느끼는 감정이다.

□□□은 한꺼번에 다섯 가지 길을 바라보는 것이다. 눈앞에서 유혹하는 새로운 삶을, 뒤쪽의 퇴각로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피해 버릴 대안적 가능성을, 그리고 정말 곤란한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휙 사라져 버리고 싶다는 희망을 바라보게 된다. □□□은 변화의 경로에서 처음 나타나는 필수적인 교차로다.

데이비드 화이트(David Whyte), 「위로」 중에서

위의 빈칸에 알맞은 감정은 무엇일까? 걱정, 고뇌 등과 같은 말을 넣어도 문맥상 큰 어색함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맥락에서 데이비드 화이트는 ‘수줍음’이라는 사례를 구성하였다. ‘수줍음’과 같은 감정 범주는 위와 같이 구성하는 사람에 따라 매우 색다른 시각에서 감정 사례로 구성될 수 있다.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보고 반드시 ‘행복함’과 연결 짓도록 하는 경직성을 경계해야 한다. 그 웃음은 교활한 비웃음일 수도 있고, 복수에 성공한 사람의 통쾌함, 그리고 때로는 넋이 나간 사람의 망연자실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 국어 교과에서 다루는 다양한 문학 텍스트는 다채로운 인물들이 펼치는 감정의 하모니를 체험하게 해 준다. 비문학 텍스트에 대한 이해나 표현도 감정적 경험과 결코 유리된 것이 아니다. 감정 개념의 창조, 감정 개념의 조합을 통해 학습자가 감정 개념을 다채롭고 풍부하게 가꿀 수 있도록 감정 어휘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Author Information

Kim, Jiyeong: Seoul Seorae Elementary School, Teacher, First Author

Endnotes

1 국어, 도덕과 같은 교과뿐 아니라 사회, 과학 교과에서도 감정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Lee (2016)에서는 사회과 교육에서의 ‘감정’ 개념의 명료화를 위해 ‘감정 영역’을 ‘느낌(feeling)’, ‘감정(emotion)’, ‘정동(affect)’의 세 가지 수준으로 구분하였고, ‘정동 이론’을 바탕으로 ‘느낌’은 감각적(신체적) 차원의 감정 영역, ‘감정’은 개인적·사회적 차원의 감정 영역, ‘정동’은 상호작용적 차원의 감정 영역으로 개념화하였다. Han (2018)에서는 과학적 모형 구성 시 초등학생이 ‘인식적 감정’을 어떻게 구성하였는지를 밝힌 바 있다.

2 미래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포스트휴먼’ 시대에도 인간의 감정은 중요한 의제로 존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도로 발달된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는 감각 중심 인간으로서 ‘호모 센수스(homo sensus)’가 포스트휴먼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언급한 논의로 Lee (2015)를 들 수 있다. 해당 연구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인간이 ‘혼종적· 융합적 감각화의 결정체’로서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이런 점을 강조하여 ‘감각하는 인간’, ‘감각중심 인간’, ‘감각 인간’, 즉 ‘호모 센수스(homo sensus)’로 규정하였다.

3 Kim (2014a)에서는 정서적 문식성 향을 위해 RULER 접근법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소개한 바 있다. Kim (2014b)에서는 정서 어휘를 활용하여 학교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정서 교육 프로그램의 모델을 개발하여 제시하였다. Noh & Jang (2016)에서는 다문화 배경 학습자가 생산해 낸 일기 자료 36편을 살펴본 결과, 이들의 감정 어휘 사용이 매우 한정적이었고 어휘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문장의 구조가 단순하였음을 확인하고 다문화 배경 학습자의 인지적, 언어적, 정의적 특성을 고려한 감정 어휘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제시하였다. Shin et al. (2018)에서는 갈등 해결에서의 의사소통능력 신장을 위해 RULER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Noh et al. (2018)에서는 사회·감정 문식성 향상을 위한 교수·학습의 원리로 감정 인식 차원의 ‘자기 감정 인식’과 ‘타인 감정 인식’에 초점을 맞추어 상호 교섭적 의미 조정 경험을 제공하는 3개 단계를 제시하였다

4 An (2016a)에서는 ‘정서를 단지 심리적인 요소로 간주하여 모호하고 추상적인 실체로 파악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한 생리적인 측면과 인지적인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언급을 한 바 있으나 해당 연구에서는 기본 어휘를 중심으로 한 감정의 개념화와 유의어 목록을 이용한 감정 어휘의 확장 단계에 중점을 둔 방안을 제시하였다.

5 Barrett (2017, Choi 번역)에 따르면, 그녀의 구성된 감정 이론은 사회적 구성, 심리적 구성, 신경 구성의 세 관점을 모두 포함한다. 사회적 합의 및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구성주의적 특성을, 개인의 지각, 사고, 느낌 등 뇌와 신체에 의한 구성이라고 본다는 점에서 심리적 구성주의의 특성을, 그리고 경험에 따라 뇌의 신경 배선(뉴런과 시냅스)이 달라진다고 본다는 점에서 물리적 신경 구성의 특성을 모두 드러낸다.

6 ‘신체의 기관, 조직, 호르몬, 면역체계 등에서 유래하는 감각이 뇌에서 표상되는 것’을 말한다(Barrett, 2017).

7 배럿(Barrett, 2017: 242)은 자신이 사용한 ‘범주화’라는 용어를 과학에서는 경험, 지각, 개념화, 패턴 완성, 지각적 추론, 시뮬레이션, 주의 도덕성, 심리 추론 등 수많은 이름으로 부르는데, 종종 이들이 제각기 별개의 뇌 과정을 통해 산출되는 것처럼 가정하지만 실제로는 모두 똑같은 신경 과학을 통해 일어난다고 밝혔다.

8 배럿은 감정을 ‘감정 범주’와 ‘감정 사례’로 구분한다. ‘공포’라는 감정은 범주로서도 존재하고, 단일 사례로서도 존재하는데, 범주는 다양한 사례를 포함하는 개체군의 이름이며, 감정 사례란 특정 상황에서 감정에 대한 경험을 범주화를 통해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감정은 인식하거나 탐지하거나,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한 감정을 ‘지각’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9 거미를 ‘보는’ 행위 자체도 거미에 대한 개념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며, 이런 면에서 거미를 보는 행위도 뇌의 범주화 과정의 하나이다. 마찬가지로, ‘공포’라는 감정 개념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눈을 크게 뜬 표정을 ‘공포’라는 사례로 구성할 수 있다.

10 배럿에 의하면 ‘감정 범주’에서는 원형적인 ‘감정 사례’란 없다. 즉, 특정 범주에서 뇌가 가장 ‘전형적인 예’로 표상하는 것을 ‘개념’으로 간주하는 원형 이론은 ‘감정 개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다(Barrett, 2017: 179). 감정의 경우, 특정 감정 범주의 신체 변화가 매우 다양하여 전형적으로 관찰되는 패턴을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11 ‘granularity’의 번역을 Barrett (2017, 최호영 역)을 따라 ‘입자도’라고 하였으나 ‘세분성’이라는 용어가 교육적 유용성 면에서는 더 의미가 있다고 판단이 된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가 더 필요한 부분이다.

12 ‘감정의 입자도’는 감정을 보다 정확하고 기능적으로 구성하는 기술로, 연구에 따르면 감정적으로 더 세분화된(감정의 입자도가 높은) 개인은 자기 조절 및 의사 결정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더 나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Gendron & Barrett, 2019).

13 호맨(Hoemann, 2020: 27)은 감정의 인식, 명확성, 능력, 복잡성, 창조성, 다양성, 유동성, 지능 등과 같은 ‘감정 경험의 정신적 표상 구인(Constructs for the mental representation of emotional experience)’을 비교하여 제시하고 있어 참고가 된다. 이 연구에서 호맨은 감정과 관련된 전문성의 개인차가 감정적 인식, 명확성, 복잡성, 입자도 및 지능을 포함한 다양한 심리적 구성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각 구성은 서로 다른 역량을 강조한다고 밝히고 있다.

14 The ability to represent one's emotional experience in a nuanced and specific manner, as marked through language(Hoemann, 2020: 27).

15 화난, 짜증난, 걱정스러운, 분한, 언짢은, 후회되는, 우울한, 굴욕적인, 편치 않은, 오싹한, 원통한, 두려운, 울적한 등과 같은 ‘기분이 안 좋은’의 다양한 뉘앙스를 섬세하게 알고 있으면 뇌의 예측과 범주화 과정에서 더 유연하고 효과적인 대처 방안을 갖추는 셈이 되므로, 이에 따라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Barrett, 2017:336).

16 다양한 정서 경험을 ‘분노’, ‘공포’, ‘슬픔’ 등의 개별 정서 범주로 개념화하는 과정에 언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 아동들의 얼굴표정 인식 능력은 타고나거나 출생 초기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정서 개념 발달과 함께 점진적으로(gradually) 향상되며, 이 과정에 정서 명칭과 얼굴표정, 혹은 이야기 내용의 정서 범주의 관계를 일치시키는 능력이 발달되어 간다.

② 실험적인 처치로 언어적 개념 접근을 방해하거나, 뇌손상으로 의미 처리가 손상될 경우, 개별 정서 범주 얼굴 인식 과정이 손상된다.

③ 정서 명칭이나 감정 단어가 얼굴표정 전에 주어졌을 때, 얼굴 표정에 대한 범주적 지각이나 기억 및 판단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Lee et al., 2019).

17 필자는 이 글에서 제시한 ‘구성된 감정 이론’이 ‘감정’에 관한 유일한 견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감정은 그 개념을 규정하는 문제부터 확실하고 일치된 견해를 확보하기 어려운 매우 심오한 주제임에 틀림없다. 많은 학자들이 감정에 관해 어느 한 가지의 견해만을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 연구에서는 해당 이론으로부터 국어 교과의 감정 어휘 교육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을 찾아 기존 교육 내용의 적절성을 검토함으로써 감정 어휘 교육 내용을 보다 균형적이고 풍부하게 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18 ‘감정 입자도’를 발달시키는 것은 그저 다양한 감정 어휘를 배우는 데 머무르지 않고, 감정 경험을 구성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19 특히 관련되는 부분을 표에서 ‘밑줄’과 ‘강조’로 표시함.

20 다음의 기사문에서도 ‘대박’이라는 감탄사가 우리말의 다른 감탄사들을 빠른 속도로 잡아먹은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언어 생태계의 다양성을 강조한 바 있다(박인기, ‘나는 ‘대박’이 싫다’, 『한국교육신문』, 2018년 6월 1일, https://www.hangyo.com/news/article.html?no=85438(2021.

21 ‘구성된 감정 이론’을 교과 교육에 적용한 예로는 음악 교육 분야의 Jo (2021), 도덕 교육 분야의 Kim (2020)이 있다.

22 다른 연구에서 선정한 성취기준은 다음과 같다.

23 “The fear of not finishing a paper on time does not feel the same as the fear of climbing a mountain(Barrett, 2009).”

24 감정 개념을 활용한 감정 어휘의 교육에 대해서는 An (2016b)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그의 연구에서는 Plutchik (1980)의 이론을 기반으로 감정을 개념화하고 표현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5 배럿(Barrett, 2017: 277)이 제시한 문화적 특수성을 보이는 감정 어휘의 예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기길(필리핀): 너무 사랑스러워 꼭 껴안고 싶은 충동

- 후브레트(네덜란드): 어떤 사태의 발생 전에 느끼는 쾌감

- 아제오토리(일본): 머리를 자른 후 더 못나 보이는 느낌

- 리토스트(체코): 자신의 불행과 복수심이 결합되어 느끼는 고통

- 아리가타 메이와쿠(일본): 누가 당신에게 받고 싶지 않은 호의를 베풀어 난처해졌지만 그래도 감사를 표해야 할 때 느끼는 감정

26 네이버 국어사전, 검색일: 22. 4. 28.

27 감정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모든 감정 간 경계를 허문다거나 극도의 상대주의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아니다. 배럿 (2017)의 설명에 의하면, 감정 범주를 구성하는 사례들끼리는 차이를 보이지만, 감정 범주 간 경계는 분명하다. 이는 비유적으로 말해 푸들, 리트리버, 비숑 등의 ‘개’의 종류는 각각은 서로 다르지만 각 견종은 ‘고양이’가 아니며, 고양이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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